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 투어의 한복판에서 ITZY는 또 하나의 공연을 끝냈습니다. 두 시간 넘게 쉼 없이 노래하고 춤춘 뒤. 숨은 가쁘고, 다리에는 힘이 풀립니다. 이 정도 무대를 마치면 누구라도 곧장 쉬고 싶어질테죠.
그런데 유나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직 자리를 떠나지 못한 팬들이 있었습니다. 먼 길을 왔고, 오래 기다렸고,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 남아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유나는 그 눈빛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지친 기색 대신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팬들을 향해 유쾌한 춤 한 자락을 선물했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팬들의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사람들이 환호한 것은 동작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다 쏟아붓고 난 뒤에도 남아 있던 그 마음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났으니 이제 내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리에서, 유나는 팬들의 시간을 한 번 더 만들어 줬습니다. 무대 위의 프로가 무대 밖에서도 프로였던 순간입니다.
사실 이 장면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월드투어를 도는 아이돌의 하루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거칩니다. 도시를 옮기고, 시차를 넘고, 리허설과 사운드체크를 반복하고, 컨디션이 무너져도 정해진 시간에 무대에 올라야 합니다. 쉴 틈이라는 말이 무색한 일정입니다. 그 안에서 웃는 얼굴을 유지한다는 건, 타고난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훈련된 태도의 문제입니다.
유나는 늘 그 태도를 지켜 왔습니다. 힘들다는 말을 앞세우는 대신, 무대 위에서 답하는 쪽을 택해 왔습니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카메라가 켜져 있든 꺼져 있든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프로정신이라는 말은 대개 거창한 장면에 붙여집니다. 하지만 정작 그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순간은 이런 때 같아요.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고, 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었으며, 오직 팬을 위해서만 존재했던 몇 초였습니다.
팬들이 그 장면에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화려해서가 아니라, 진심이 보여서입니다.
무대는 끝났지만, 유나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몇 초가, 그날 공연의 가장 따뜻한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글: 원마이크 매거진 에디터j · 사진: X ITZY 팬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