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13살 신인이 무대 맨 앞에 서자 사람들은 한 이름을 떠올렸습니다. A2O LITE 아이찡에게 '리틀 보아'라는 별명이 붙었고, 26년 전 13살 보아의 데뷔 무대 영상도 다시 화제가 됐죠.

보컬, 춤, 무대 매너, 라이브 실력, 비주얼, 화제성까지. 모든 요소에서 압도적인 능력치를 보여준 13살의 소녀였습니다.

왜 '보아'는 K팝에서 자꾸만 소환될까요. '완벽'의 기준이 된 이름, 보아의 일대기를 정리해봤습니다.

1998년, 초등학교 6학년. 브레이크댄서였던 작은오빠를 따라 SM 오디션에 갔다가 정작 발탁된 건 노래를 부른 동생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반대했습니다. 전교 1등으로 중학교에 들어간 딸이었으니까요. "내 선택을 믿어줘." 보아는 꿈을 택했고, 학교 대신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쳤습니다.

학교 가는 날은 5시간, 쉬는 날은 10시간씩 연습했습니다. 숙제는 지하철과 버스에서 했고, 1999년 여름엔 일본 NHK 아나운서 집에 머물며 일본어만 쓰며 지냈습니다. 데뷔 전부터 해외 무대를 준비한 셈이죠.

2000년 8월, 13살에 'ID; Peace B'로 데뷔. 앨범은 15만 6천 장, 그해 신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어른 댄서들 사이, 가장 어린 소녀가 무대를 이끌었죠.

이듬해 홀로 일본에 데뷔했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 방송 섭외를 기다리며 연습실에서 우는 날이 많았고, 그때 처음 익힌 한자가 '淚(눈물 루)'였다고 해요. 한 해 60번가량 한국과 일본을 오갔습니다.

그리고 2002년 3월, 일본 정규 1집 'LISTEN TO MY HEART'. 한국 가수 최초로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 1위에 올랐고 밀리언셀러가 됐습니다. 열다섯 살이었습니다.

같은 해 'No.1'으로 서울가요대상과 SBS 가요대전 대상을 받았습니다. 16살, 최연소 대상.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휩쓸며 '아시아의 별'이라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보아가 성공한 뒤 K팝에 일본 시장의 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009년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200에도 이름을 올렸죠.

일본에서만 밀리언셀러 3장. 'LISTEN TO MY HEART', 'VALENTI', 'BEST OF SOUL'. 'VALENTI'는 첫 주에만 60만 장, 누적 124만 장이 팔렸습니다.

일본 최고의 연말 무대 NHK 홍백가합전에 2002년부터 6년 연속 섰습니다. 2003년엔 외국 국적 가수 최초로 홍백의 첫 무대를 열었죠.

2005년 'DO THE MOTION'은 오리콘 싱글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일본인이 아닌 아시아 가수로는 21년 4개월 만의 1위였습니다.

같은 해 베스트 앨범 'BEST OF SOUL'도 100만 장을 넘겼습니다. 이후 16년 동안 일본에서 밀리언을 넘긴 외국 가수 앨범은 없었습니다. 2021년 BTS 전까지요.

'LISTEN TO MY HEART'부터 'THE FACE'까지, 2002~2008년 정규 앨범 6장이 모두 오리콘 1위에 올랐습니다. 누적 앨범 판매는 1천만 장이 넘습니다.

한국에서도 정상이었습니다. 2002년 'No.1'으로 서울가요대상, SBS 가요대전,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대상을 휩쓸었고, 역대 최연소 대상이었습니다.

2010년 'Hurricane Venus'는 5년 만의 한국 정규 앨범이었지만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고, 골든디스크 음반 본상과 MAMA 여자 가수상까지 받았습니다.

일본에선 아레나 투어를 돌던 보아가 데뷔 13년 만에 처음 연 한국 단독 공연. 2013년 1월 올림픽홀 'Here I Am'이었습니다.

데뷔 15주년 정규 8집 'Kiss My Lips'는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하고 직접 프로듀싱했습니다. 이 앨범으로 서울가요대상 최고앨범상을 받았죠.

2016년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 2023년 서울가요대상 레전드 아티스트상. 'No.1'은 음악문화 명예의 전당에 올랐습니다.

데뷔 25주년이던 지난해, 후배들이 그의 노래로 헌정 무대를 꾸몄습니다. 수술로 25주년 콘서트를 취소하는 아픔도 있었지만, 25년 몸담은 SM을 떠나 베이팔 엔터테인먼트를 세웠고 올해 새 싱글과 첫 팬콘서트 'BoA THE MIC'로 다시 무대에 섰습니다.

13살에 감당한 무게, 그걸 이겨낸 26년. 어린 신인에게 붙는 가장 큰 찬사가 지금도 '제2의 보아'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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